Relictus

Relictus (렐릭투스) : 나머지, 잔여. 남겨진(혹은 버려진) 존재. 스빌론의 불안정한 조각.
남
184.3cm의 살짝만 근육이 잡힌 적당히 마른 체형.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외견. 오른쪽 눈 상단 즈음에서 가르마를 탄, 살짝 푸른기가 도는 듯한 느낌의 보라색 머리카락. 앞머리는 눈을 찌를 수 있을 정도의 길이이되, 눈을 가리지는 않고 있다. 옆머리 역시 귀를 덮지 않을 정도로 짧고 앞머리와 자연스레 이어지는 수준의 길이. 뒷머리는 목덜미를 덮는 수준의 길이로, 아주 길다고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아주 짧다고도 할 수는 없는 길이이다. 살짝 탁한 느낌의 분홍색 눈동자를 지녔으며, 눈 꼬리는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높이. 그렇게 날카로운 인상은 아니다. 드러난 눈은 오른쪽 눈 뿐으로, 왼쪽 눈은 피가 스며든 붕대로 항상 감겨있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끝이 뾰족한 편인 귀를 지녔으며, 입술은 대체로 꾹 다물려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떠한 장신구도 하지 않고 다닌다. 희게 질린 것처럼 창백한 톤의 피부. 핏기가 대체로 없는 편. 짙은 보라색 계통의 옷을 주로 착용한다.

기본적으로는 스빌론에게서 떨어져나온 존재이기 때문에 침착하고 차분한 성정을 지니고 있다. 자신의 겪는 상황에 대해 최대한 신중하게 판단하려고 하는 편. 다만 스빌론과의 차이가 있다면, 그는 스빌론과는 달리 감정 변화의 폭이 거의 없는 쪽에 가깝다는 점. 기쁨, 슬픔, 분노 등의 감정 변화를 보이질 않는다. 특히 기쁨의 부분에 결여된 점이 많은 듯. 또한 불안정한 부분 탓인지, 내색하지는 않지만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편이고 항상 긴장하고 경계하며 주변을 대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접근을 은연중에 두려워하는 것. 그럼과 동시에 외로움 역시 느끼고 있다. 태어났을때부터 성인의 모습이었고 오랜 삶을 산 자 수준의 지식을 지니고는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여 미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여간해선 입을 잘 열지 않는다. 초면에는 그가 사실은 벙어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고, 입도 열지 않는 수준. 주변의 말에 반응 또한 아주 잘 보여주는 타입은 아니라서, 귀가 들리지 않는 것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말을 못하거나 귀가 들리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닌, 그럴 정도로 거리감을 좁히지 못해 경계하는 탓에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아직 가깝지 않은 상대와의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이나 필요 이상으로 물리적인 거리가 좁아지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스스로 그러지 않도록 피하는 편. 일정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불안감을 느끼는 듯 하다.

스빌론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어려운 자신 대신 이런저런 곳에 돌아다닐 수 있는 존재를 만들기 위해, 자기 자신의 그림자를 잘라내어 떨어뜨린 인공적인 존재. 생명체라는 범주에 정의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으나, 일단은 숨도 쉬고 밥도 먹고 말도 하고 움직이는 존재이기는 하다. 굳이 말하자면 자신의 존재를 잘라낸 것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지도. 다만 스빌론으로서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무작정 시도해본 마법이기 때문에 그 부작용으로 다소 불안정한 형태를 띄게 되었다. 그릇이 망가지기 쉬워서 대체로 언제나 붕대를 이곳저곳 감고 다니는 편. 붕대에 피가 묻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빌론이 자신을 잘라낸 것이기에, 그 역시 마법적인 지식이 풍부한 편이다. 뜯어내는 시기까지의 마법적인 지식이 그대로 옮겨졌기 때문. 물론 그 이후의 지식은 담고 있지 않아,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익혀나가기도 한다. 다만 불안정하고 극히 일부인 조각일 뿐이라, 마법적인 능력은 스빌론 정도로 뛰어나진 않은 모양. 그리고 그릇 자체가 힘을 아슬아슬하게 담아내고 있는 탓이라, 과하게 마법을 사용할 경우 몸이 성치 못한다는 듯 하다. 몸에 생긴 상처들은 대체로 그가 마법을 과하게 사용하면서 생긴 것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