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hl

그들에게 있어선 항상 난 초짜이고 막내였다.
매일매일 넓혀가는 공간공사가 지루하지도 지겹지도 않은지 같은 생활을 반복하는 것들이 매우 짜증이 날정도였다.
체계적으로 일을 할수 있도록 짜여진 알람(규칙)들은 동료들의 이런 자랑과 '이거봐! 내가 새로 확장한 곳에서..' '이번에 그 작은 고철덩어리를 봤는데 글쎄 안에..' 등등을 들으며 꿈을 키워나가는 다른 동료들의 마음을 먹고 자라는듯 더욱 견고해지고 쉽게 깨어질거 같지 않았다.
그것을 듣다보면 지겨워져서 '난 새로운곳을 확장해나고 별들의 생성을 돕는것따윈 관심도 없어' 식으로 이야기 하면 시끄럽다며 항상 확장의 꽁무니로 내몰았다.

그러고 있노라면 '빛의 임무를 상실한 어린 동료' 라는 소리가 귓가를 두드려 괜시리 뒷처리를 팍팍 해대지만 이젠 그것도 그거나름대로 괜찮았다.
이 많은 무리중 한명. 명이아니라 몇개인가. 아무튼 혼자만 특이해진거 같아 기분이 좀 나아지는 거 같기도 하고.. 묘하게 그소리에 중독이 되어 더욱 딴지를 건다던지. 괜히 툴툴거리기도 한다.
막내취급을 받는것이 싫긴하지만 사실 시작의 끝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던 나였기 때문에 막내가 틀린말도 아니여서 견딜만했다.

잠시 휴식시간을 맞이해 그동안 넓혀왔던길을 돌아 보았다. 평화롭다고 생각하며 간간히 보이는 쇳덩어리들과 은하, 항성, 행성, 군단.. 등을 구경하다가 잠시 성운구역에서 머물렀다. 좀 시간이 지난후 다시 돌아가려 뒤를 돌았지만 보이는건 처음보는 어둠. 아니 내 직장인데 어디갔지..? 길을 잃을수 없는 공간에서 길을 잃다니 묘한 느낌이였다. 약간의 해방감과 자유. 130억년이 넘어가는 나이에서부터 두번째로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첫번째는 하마터면 이 공간으로 못나올 뻔했던 시작의 끝이였지 아마.

애써 진정시키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젊은별들이 모여 도란도란 수다를 떨고 있었다. 방해하기 싫어 조금 더 어두운 공간을 보니 아직 노란색이 남았지만 점점 붉어져가는 항성하나가 보였다. 퇴색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무심하게 쇳덩어리를 처다보는 눈빛에 끌렸다고 해야할까.
용기내어서 우주의 끝의 방향을 물어보았다. 그전에 인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