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arium

- 최초의 방관자
- 아스트라리움


- 깊은 심해에서 숨을 뱉고, 손질이 끝낸 날개깃을 펄럭이는 이는 누구인가. 당신이 알고 있지만 모르는 이가 가면 뒤에서 웃고 있었습니다.


- 바텐더? 바에서 술 한 잔을 건네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기는 합니다. 아무리 봐도 바텐더가 맞는데, 본인은 아니라고 말하네요. 들어와 보면 항상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습니다. 손님은 언제나 당신 혼자네요. 이 가게, 장사가 잘 되는 거기는 할까요? 바텐더가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은 편히 가도록 문도 열어줍니다. 그러니 손님 제발 여기서 주무시지 마시고 돌아가 주세요.


- 죄송합니다. 아직은 다른 문으로 들어오신 손님들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 잿빛 먼지, 흐린 안개, 빛없는 거리를 가득 매운 손님들은 그런 이들이었습니다. 그런 이들 사이로, 아지랑이처럼 검은 건물의 실루엣만 이어지는 거리의 끝에서 짙은 꿀색의 빛이 넘실거리며 흘러나왔습니다. 나지막하게 자리를 잡은 가게의 문에는 닫혀있음을 알리는 팻말만이 반겨줄 뿐이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니 커다란 창을 통해 가게의 안이 보입니다. 가게 안에는 손님이 없습니다. 그저 카운터 안쪽에 서서 컵을 닦고 있는 안경을 쓴 남자가 서 있을 뿐입니다. 순간, 그와 눈이 마주친 느낌입니다. 뒷걸음질을 치자 그곳은 당신에게도 익숙한 길이었습니다. 돌아가세요.


- 이게 나의 이해의 대가겠지. 약속을 어기지 않아. 계속 지킬 거야, 나의 이해자.


- 손님을 받아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처음 시작한 질문은 그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지금 내린 결론은 다른 대답이었습니다. 항상 닦고 있던 유리잔을 내려두고 흰 수건으로 손을 닦은 그가 앞으로 나아갑니다. 여전히 클로즈를 내걸고 있는 문을 열고 그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의 작고 귀여운 기쁨


1. 담담한 얼굴, 관찰자의 눈, 무관심의 거리, 그리고 사이에서 흐르는 무거운 기류.
무심하고 무관심한.

2. 반전, 드러남, 위선자의 웃음.
가득한 애정, 사랑, 망가진 인연의 끝.

3. 의심과 어긋남, 그 안에서 고른 선택은?
단 하나의 소망조차도 이루어 주지 않는 매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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