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aria

눈 앞을 밝히는 빛을 따라 발을 내딛던 이가 멈춰섰다. 어제부터 줄곧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이 동굴은 과거 가장 선명하고 아름다운 루비를 생산해내던 광산이라고 했다. 아주 오래된 먼지 냄새, 깊은 땅 속으로 가라앉는 습기를 견디며 과거의 흔적을 훝어가던 그의 걸음이 멈춘 곳은 광산의 가장 깊은 곳, 이제는 돌아갈 길만 남은 막장이었다. 무심하게 주변을, 아주 오랜만에 빛을 받은 공구의 흔적을 둘러본 그의 눈에 순간 이채가 어렸다. 단단한 발톱 끝에서 바위가 쪼개졌다. 깨진 돌조각 속에는 자그마한 광맥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미 오래 전 잠들어버린 광산의 가장 마지막 보석. 그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원석을 들어 살피는 모습은 실로 기묘했다. 마치 그의 손에서 광맥이 솟아난 것처럼, 붉은 그의 몸이, 날개가, 거대한 광맥의 일부인 것처럼 보였다.

가만히 손 위의 원석을 살펴보던 그는 곧 그 작은 조각을 가방에 넣었다. 오래된 동굴의 마지막 핏방울이 이제 지상으로 나간다. 누군가에게 짧은 이야기와 함께 전해질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