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ness

진영 변경 : 거처를 옮긴 것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워 보인다.
그는 365일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에 눈살을 찌푸리며 비교적 빛이 덜 드는 장소를 찾아다닌다. 거처를 옮기기 전과 달리 그를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를 찾고 싶으면 거처 주변에 있는 바위나 적당히 큰 구조물 쪽으로 향하라. 그러면 바위 틈이나 구조물 사이에 만들어진 그늘에서 부루퉁한 얼굴로 공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온종일 그늘 속에 숨어있다가 늦은 밤이 되면 슬그머니 몸을 풀어 더 쾌적한 장소를 찾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한 곳에 자리 잡지 못하고 매번 이곳 저곳 돌아다니던 그는 마침내 커다란 바위 안 쪽을 파내어 조금 비좁지만 몸 전체를 숨기기엔 충분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서 최대한 몸을 말아 꼬리까지 완전히 감추는데 성공했다. 다만 말그대로 몸을 숨길 수 있다뿐이지 주거공간이라기엔 너무나 미비한 곳이라서 다른 용들은 불편해 보인다고 걱정이 많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렇지 않은 듯 편안한 얼굴로 숙면을 취하고 있다. 아무래도 서커스가 열리기 전까지 잠적을 탈 모양이다.